할머니, 약보다 '사람'이 명약이죠?

▲ 온누리복지회 결연을 계기로 3년째 만남을 이어가는 박정원 약사, 한중옥 할머니, 이경애 약사(왼쪽부터)

한달에 한 번 잊지 않고 찾아오는 약사들과 마주한 날. 한중옥 할머니(91세)는 유난히 말씀이 늘었다.

거동이 불편해 시시때때 먹을거리를 사러 다닐 수도 없는데, 노인들 사정을 알아주지 않는  장터 구색이 원망스러웠던지 할머니가 불만을 털어놓는다. 이럴 땐 딸 못지않은 두 약사가 사다주는 바나나며 부드러운 과자가 더욱 반갑다.

온누리복지회가 맺어준 결연으로 3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한중옥 할머니와 이경애(우진온누리약국) 박정원 약사(온누리우성약국). 안색만으로도 건강상태를 짐작하고, 노령의 어눌한 말씨가 조금도 문제될 것 없는 이들의 훈훈한 만남을 지켜봤다.

"다른 약은 마음에 안 들어"

"약국 약은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다른 약은 마음에 안 들어. 암만해도 넘어가질 않아…."

십 수년간 고혈압을 앓고 있는 한중옥 할머니는 흰돌마을로 이사온 뒤 6~7년째 온누리흰돌약국만 이용하신단다. 단골약국 충성도가 이쯤 되다보니 다른 약국에서 약을 지으면 탈이 나는 줄 아시는 할머니. 같은 회사, 같은 제품으로 조제를 해도 다른 약국이라면 `다른 약'이 되는 데 예외가 없다.

"목사님이 병원 앞에서 세 번 지어다 주셨는데 못 먹었어. 번거롭게 지어다 줬는데 미안해서 못 먹는단 말도 못해. 가루로 먹으면 편한데 알약으로 주니 안 넘어가고…날짜도 모자라고…가던 데서 지어야지 안 그러면 탈나."

곁에서 듣던 박정원 약사가 처방대로 나오는 약이니 날짜가 모자랄 리는 없다고 여러 번 설명을 해 보지만 할머니는 막무가내다.

재택약제서비스 시대가 온다 

경희의료원 한방예제팀 최혁재 계장<사진>은 "최근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일반 노인환자 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해 약국을 직접 찾을 수 없는 노인환자나 말기 암 환자 등에 대한 재택약제서비스의 필요성이 사회적 관심을 얻고 있다"며 "약사가 환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처방전에 따라 약물을 조제·투여하는 재택약제서비스는 특히 환자 자택 인근약국의 약사가 실무자로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개국약사들의 복약지도 전문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향후 재택약제서비스가 적용되면  의료급여를 적용하는 모델이 예상된다"며 "이같은 업무흐름이 환자의 집과 가까운 인근약국을 거점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약사 확보를 통한 개국약국의 복약지도 전문화와 △방문· 근무시간의 조정 △연락시스템 및<